요리의 모든 것 : 고기 조리 방법
불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굽는 바비큐는 비교적 간단한 요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완벽하게 조리하려면 약간의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숯을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언제 요리를 시작해야 하는지, 그리고 숯불과 음식 사이에 얼마간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등 조리 과정의 모든 요소가 음식을 완전히 익히고 맛을 내는 데 영향을 미친다. 숯불을 이용해 바비큐 할 때 고기에서 빠져나온 지방이 숯불에 닿아 증발하면서 맛 분자가 생겨난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분자가 위로 올라가 고기의 밑면을 코팅하듯 덮는다. 토막살이나 립처럼 지방이 많은 부위는 고기에서 떨어지는 지방의 양이 훨씬 많은데, 이 지방이 맛 분자와 만나 자극적이고 깊은 맛의 입자가 가득 만들어진다. 가스를 활용한 바비큐 역시 효율적이지만, 숯불로 구웠을 때보다 맛의 강도가 약한 편이다.
요리할 때 언제 소금으로 간해야 할까?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금 간의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야 완벽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만약 소금간이 단순한 맛의 문제라면 타이밍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금은 풍미를 더하는 것 외에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쏟아진 붉은 포도주 위에 소금을 뿌리면 소금의 놀라운 흡수 능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성질을 가리켜 '흡습성'이라 한다. 생고기 위에 소금을 문지르는 것은 역시 비슷한 효과를 낸다. 근육 속 수분이 빠져나와 소금기 있는 표면층이 만들어진다. 요리 직전에 소금 간을 하면 표면에 짭짤한 층이 생기는데, 소금층을 닦아 고기의 물기를 제거하면 갈변 반응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 요리를 시작하기 훨씬 전에 소금으로 간해두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소금이 고기 표면의 단백질을 변성시키는데, 그 결과 고기가 한층 더 연해진다. 소금은 부위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고기를 연하게 만든다. 하지만 다진 고기의 경우 미리 소금으로 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진 고기의 가는 입자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 고기가 서로 뭉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버거 역시 미리 소금으로 간하면 고무처럼 즐겨진다. 이 상태로 조리한 고기는 땅에 떨어뜨리면 튕겨 올라올 정도로 단단하다.
고기를 집에서 훈련하려면?
훈연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바로 냉훈법과 온훈법이다. 냉훈법은 최대 30도의 열을 이용한다. 별도의 조리 없이 나무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만으로 음식을 익힌다. 반면 온훈번은 80도의 열로 요리하는데, 잘 구워진 고기와 식감이 비슷하다. 하지만 냉훈법처럼 다양한 단맛과 매운맛을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고기를 집에서 숙성시킬 수 있을까?
숙성된 고기는 맛과 향이 훨씬 더 깊지만 장기간 숙성시킨 고기는 엄청나게 비싸다. 고깃덩어리의 부피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조 숙성의 과정은 많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건조 숙성한 고기가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신선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 고기를 장기간 보관해야 효소가 콜라겐과 근섬유를 분해하고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크고 맛이 나지 않는 분자가 작고 향긋하며 깊은 맛을 가진 분자로 탈바꿈한다. 특수 시설의 경우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환경에서 몇 달 동안 숙성시킬 수 있다. 집에서도 일반적인 소고기와 냉장고를 활용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14일 정도까지 고기가 점점 연해지고, 16일부터 28일까지 맛이 진해지기 시작한다. 29일부터 42일까지는 부드러움과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
지방은 전부 제거해야 할까?
건강을 위해 동물성 포화지방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지만, 요리할 때 맛을 내려면 어느 정도 지방이 있어야 한다.
붉은 살 고기와 포화지방이 콜레스테롤과 칼로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지방이다. 그래서 요리 관점에서는 지방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다. 단, 몇 가지 예외 사항이 있다. 지방이 완전히 익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반만 익는 경우도 있다. 스튜용 살코기 역시 조리하는 동안 콜라겐이 덜 분해되고 지방이 완전히 녹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커다란 지방 덩어리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
고기를 자르는 방향이 중요할까?
고기의 표면을 살펴보면 근섬유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고기를 어떤 방향으로 자르느냐에 따라 조리했을 때 부드러움과 육즙이 완전히 달라진다. 고깃결이란 근섬유의 방향을 가리킨다. 고기 표면에 보이는 근섬유의 각도와 결합조직의 선을 잘 살펴보자. 고기의 근육을 찢으면 고깃결은 따라 갈라진다. 스테이크같이 고기를 두툼한 덩어리로 잘라 요리할 때는 칼과 고깃결이 직각이 되는 통썰기로 잘라야 한다. 그래야만 가닥을 하나씩 감싸고 있는 질긴 결합조직을 이로 수월하게 끊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고기를 씹었을 때 입안에서 더욱 쉽게 분해되고 부드러운 젤라틴이나 지방이 미각을 자극한다. 반면 고깃결의 방향대로 자르면 통썰기로 자른 고기보다 열 배 정도 더 세게 씹어야 한다.
고기는 상온에서 요리해야 할까?
요리하기 전에 고기를 미리 준비해 상온에서 요리하는 전략이 조리 속도를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고기 맛에 큰 차이가 없을뿐더러 고기를 상온에 놔두면 오히려 위생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두께가 중간 정도인 스테이크의 가운데 부분은 온도가 5도 오르는 데 2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고기 표면에 번식할 수 있다. 고기를 재빠르게 굽는 시어링 기술을 활용하면 표면의 세균을 제거할 수 있지만, 고기 안으로 침투한 독소를 모두 빼내지는 못한다. 요리하기 전에 고기를 녹여야 하는 유일한 경우는 얇은 프라이팬을 사용할 때다. 하지만 이때도 상온에서 고기를 녹일 필요는 없다. 물론 스테이크가 너무 차가우면 팬이 갈변 과정에 필요한 온도인 140도 이상 올라가기 어렵다.
고기를 그슬려 구우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을까?
강한 불에 고기를 재빨리 굽는 기술을 가리켜 시어링이라고 부르는데, 흔히 바삭한 겉면이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적 이론을 살펴보면 이와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한 불에 빠르게 그슬린 스테이크의 겉면은 방수 기능이 없다. 실제로 그슬려 구운 스테이크는 그렇지 않은 고기보다 훨씬 더 빨리 마른다. 고기를 갈색으로 만드는 데 필수적인 강한 불 때문에 고기 안쪽의 수분이 더욱 빨리 증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갈색빛을 띠는 그슬린 고기 겉면은 맛이 매우 뛰어나다 높은 온도가 마이야르 반응을 촉진해 입안을 촉촉이 적시는 풍부한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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